윤기 도는 검은색 머리카락. 한쪽을 땋아 귀 뒤로 가지런히 넘겨두었다. 회색빛의 눈동자는 마치 달의 표면과 비슷해 미약한 안광을 품고 있다. 반대쪽 눈은 붕대로 보이지 않게 가려두었다. 제법 사나운 눈매와 뚱한 표정으로 예민해 보이는 생김새. 제 입맛대로 조금씩 바꾼 흔적 보이지만, 원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교복을 단정히 착용하고 있다. 겉옷으로 바닥에 끌릴 만큼 긴 기장의 하오리를 느슨하게 걸쳤다.
🌟기타사항
사츠키바시 가문에 대하여 : : 오랜 시간 전통을 이어 월신(月神) 을 섬겨온 자들, "사츠키바시家". 태양빛과도 같은 신의 뜻을 삼켜 빛을 내는 존재. 그들은 '신의 대리자' 로 불리며 예로부터 월신을 섬겨왔다. 그들은 대대로 대리자가 되어 사람들에게 신의 뜻을 전하고 축복을 기원하는 존재가 되었다. 소수는 그들이 혼자서 빛날 수도 없는 주제에 신의 이름을 팔아먹는 자들이라며 폄훼하지만 전통과 영험함 때문인지 가문의 이름값이 널리 알려져 명성이 높아 규모가 굉장히 큰 신사를 보유하고 있다. 숲 속의 높다란 돌계단을 한참 올라가면 웅장하게 세워져 있는 토리이를 필두로 그들이 이어온 시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거대한 고목나무를 볼 수 있다. 사츠키바시 테루는 집안의 가장 어린 대리자 후보이다. 그의 위로는 마찬가지로 대리자 후보인 두 명의 형이 있으며 아버지, 어머니, 3대조와 4대조까지 대가족 형태의 가족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자신의 가문에 대해 굉장히 자부심 있어 한다. 본가 역시 규모가 큰 전통 가옥 형태. 어릴 적부터 예를 중시하며 자랐기에 그는 일상복 보다는 전통복이, 대리석 바닥보다는 다다미가 더 익숙하다. 익숙한 것과는 별개로 본인의 성미에는 맞지 않는 듯 하다...
여유는 손 끝에서, 행운은 바로 선 찻잎에서 나온다 : : 취미는 다도와 꽃꽂이. 어릴 적부터 다도를 즐겨 해왔기에 뜨거운 차를 곧잘 마시는 것이 특기 아닌 특기. 남들은 고작 그거?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본인은 그 점을 매우 대단하며 자랑스럽게 여긴다. 부산스러운 행동 때문에 어른들로 인해 시작했던 강제적 취미였지만 이제는 습관이 되어 무료하거나 생각이 많아질 때 자연스레 다도 용품을 꺼내거나 꽃꽂이 재료를 다듬는다. 취미 생활을 오랜 시간 한 것에 비해 어쩐지 엉성한 실력이지만 우려낸 차 맛은 꽤 괜찮다고 한다.
싫어하는 게 좋아하는 것보다 많은 초등학생은, 역시 곤란한가요? : : 불만 있나? 그는 물도 있었다… 좋아하는 건 대답이 금방 나오지 않지만 싫어하는 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우르르 대답할 수 있을 만큼 싫어하는 게 잔뜩이다. 그중 특히 싫어하는 것은 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기와 잔소리. 이 밖에도 주사 바늘, 피망과 각종 야채, 완숙 달걀 프라이, 비 오는 날, 너무 더운 날, 너무 추운 날 등등... 그가 싫어하는 건 수십 개, 어쩌면 수백 개가 될 수도 있겠다. 좋아하는 것은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의 방울 소리와 나뭇잎이 부딪히는 소리, 부드럽고 폭신한 것, 누군가의 인정과 칭찬, 그리고 자신의 가문과 가족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