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길이의 결 좋은 흑색 머리카락과 밝은 빛을 띠는 금색 눈동자. 빛을 받으면 세로로 좁아지는 동공과 뾰족한 송곳니는 꼭 고양이의 것을 닮아 있다. 볼품없이 빼빼 마른 모습은 벗어던진지 오래. 많이 먹고 많이 움직이며 자연히 크고 무거워졌다. 어릴 적과는 달리 제법 덩치가 있는 편. 단추 한두 개 끌러낸 셔츠에 피어싱까지, 어떻게 보아도 정돈된 차림새는 아니나 흙투성이로 돌아다니던 6년 전과 비교하면 양반인 수준이다. 넥타이에 묶인 방울 장식과 뒤로 길게 늘어뜨린 벨트. 덩치가 범만큼 불어난 것을 제외하면 여전히 검은 고양이를 떠올리게 하는 외모이다. 왼 손목에는 선물 받은 흰색 리본과 노란색 리본을 엮어 만든 팔찌를 착용하고 있다.
🌟학교 생활
새로운 꿈의 이름, 피라테일로 : 나기의 피라테일로 가입은 모두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탁월한 춤 실력의 소유자라는 점이 우선 그럼직했지만 무엇보다도 나기의 바다 사랑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아주 유명한 것이었으니까. 바다 위 해적을 콘셉트로 하는 댄스 스타일의 유닛 피라테일로에 반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초등부 6학년이 시작될 무렵, 처음으로 피라테일로의 무대를 직접 감상하게 된 나기는 무대가 끝나자마자 “나! 저기!”를 외치며 피라테일로의 선원이 되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혔고 이 열망은 나기를 굉장한 노력가로 만들었다. 그 후 중등부 아이돌과에 진학. 학교에 적응해나감과 동시에 실력을 갈고닦는 데에 힘썼으며, 고등부 1학년 1학기, 바라 마지않던 피라테일로의 선원이 될 수 있었다. 그토록 원하던 유닛에의 소속. 그뿐이겠는가? 피라테일로는 국민 유닛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유닛이기까지 하니 아쉽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을 리 없었다. 그러니 이제 남은 항해 길은 순탄할 터! 분명 그래야 했으나…
순탄했을 길, 위태로운 항해 : 전 리더의 불명예스러운 자퇴와 함께 유닛 내외로 술렁이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음은 단순한 성정의 나기조차도 모를 수가 없는 사실이었다. 예상치 못 한 사건이긴 하였으나 워낙 마이페이스인데다 생각이 깊지 않은 통에 상관하지 않고 지내는 중. 다만 주변인을 살필 줄은 알게 된지라 제 딴에는 제법 신경을 기울여 유닛 전체를 지켜보고 있다. 전 리더에 대해서는… 글쎄, 반 년을 넘는 시간을 함께 보냈으니 아무런 생각이 없을 수는 없겠으나 논란으로 인해 그에게 실망하거나 그를 싫어하게 되지는 않았다. 어떤 이유가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제대로 된 설명이 돌아올 날을 기다릴 뿐.
낭만을 쫓는 노력가 : : 흥미 본위. 마이웨이. 자기 좋은 것만 보고 듣고 하는 제멋대로. 그래도 조금은 어른스러워졌다고 해야 할지, 해야만 하는 일은 “싫은데~”라고 하면서도 성실히 한다. (그래도 수업은 가끔 빼먹는다.)
모두가 알아주는 노력가. 피라테일로를 목표로 아이돌과에 진학한 후 하루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며 그 덕에 제법 듣기 좋은 노래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노래 실력이 늘었다. 춤이야 뭐… 넘치는 재능에 노력이 더해진 데다 몸집이 커지며 보기에 훨씬 화려해지기까지 했으니 더 말할 것도 없다. 공부는… 자신이 흥미를 가진 과목을 제외하면 여전히 못 한다. 그래도 밑바닥이던 예전에 비하면 성적 자체는 많이 오른 편. (그게 오른 거라니….)
가족 관계 : : 초등부 4학년 1학기, 키라메키 학원에 편입하기 전까지는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에서 농부인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았다. 자신의 할아버지를 ‘성질 고약한 영감탱’이라고 부르는 것은 여전하지만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고향에 내려가 할아버지의 일손을 거들고 오는 것을 보면 사이가 아주 나쁘지는 않은 듯.
친화력 넘치는 장난꾸러기 : : 사람을 대하는 것을 어려워하던 예전과 달리 사람을,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좋아한다. 누가 자신을 부르면 도망치거나 불신 가득한 눈으로 상대를 쏘아보는 대신 웃는 얼굴로 곧장 달려가 몸부터 날리고 볼 정도. 친구들에게 먼저 달라붙기도 하고 그렇게나 싫어하던 어른들에게도 이제는 살갑게 웃으며 말을 붙인다. 때문에 더 이상 누군가를 피해 빠르게 물러나거나 나무 위로 도망가는 등의 방어적인 행동은 하지 않는다. 날렵한 몸놀림과 높은 곳에도 쉬이 올라가는 능력은 여전히 고양이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하나 굳이 예전과 차이를 두어 이야기하자면… 개냥이 같아졌다. 한 가지 문제 아닌 문제가 있다면 너무 스스럼없이 장난을 친다는 점. 대부분의 시간을 친구들 사이에서 보내고 있으며 이제는 흥미로운 상대의 뒤도 당당하게 쫓는다.
언제나 바다를 사랑하는 낭만고양이! : : 나가레야마 나기는 바다를 사랑한다. 나기의 바다 사랑은 전교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아주 유명한 것으로, 이 들짐승 같은 청소년은 예전과 다름없이 틈만 나면 눈을 반짝이며 학교 앞 바다를 향해 우다다 달려가서는 그 안에 뛰어들어 물고기를 사냥(…) 하고는 한다. 그 빈도가 어느 수준이냐 하면 수업 시간에 자리에 없는 것을 본 모든 선생님들이 “나가레야마 또 바다 보러 갔구나!”라고 소리칠 정도. 나기를 잘 모르는 학생들도 “2학년 학생 중에 웬 바다에 환장한 애 하나가 있더라~” “아, 걔? 유명하지~”와 같은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종종 바닷물에 쫄딱 젖은 채로 나타날 때가 있는데 대개 이러한 경우엔 손에 물고기 한 마리가 들려 있다. (가끔 입에 물고 올 때도 있지만 이제는 대개 손을 쓴다.)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낚싯대와 그물이라는 인간의 도구를 사용할 줄 알게 되었다는 점일까.
그 외 : : 일인칭은 나(俺),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 땐 이름이나 별명을 부른다. : 어른에게 존댓말을 쓸 줄 알게 되었다! 또래에 가까운 한두 살 차이의 선배들에겐 여전히 반말을 쓰지만. : 좋아하는 것은 바다! 먹을 것! 그리고 친구들과 피라테일로! 음식 중에선 특히 날생선과 날고기, 익히지 않은 야채 등 날 것을 좋아한다. 싫어하는 것은 부자유. 싫어하는 것 중 하나였던 어른은 더 이상 싫어하지 않는다. : 담벼락, 키 큰 나무 등 높은 곳에 곧잘 오른다. : 남의 물건에 손부터 뻗고 보는 버릇은 고쳤다. 비슷한 행동을 한다면 버릇이라기보단 장난. : 춤뿐만 아니라 몸을 쓰는 일은 대부분 잘 한다. 그중 몇 가지만 꼽자면 낚시와 농구. : 교내 아르바이트에 열심히 참여 중이다. : 기숙사 방 곳곳에 소중한 물건을 놓아두었다. 이름이 수놓인 담요, 어느새 무거워진 고양이 모양 저금통, 낡은 일기장과 델피늄을 키우던 화분, 바닷물이 담긴 유리병(이라고 쓰고 부적이라고 읽는다.)과 같은 것들. : 주기적으로 고향의 선생님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 비명소리는 여전히 특이하다. “냐악―!” 웃음소리도 특이하다. “냐하하~”